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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 (운동 증상, 인지 장애, 진단법)

by 꽃이 피었다 2025. 3. 18.

치매는 단일한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가진 복합적 증후군입니다. 그중에서도 파킨슨병 치매(PDD: Parkinson’s Disease Dementia)와 루이소체 치매(DLB: Dementia with Lewy Bodies)는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임상 양상이 매우 유사하지만 발병 시기와 증상 출현 순서, 인지 및 운동 증상의 패턴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입니다. 두 질환 모두 루이소체(Lewy body)라는 병리학적 단백질 침착이 뇌에 나타나며, 알츠하이머병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지 기능과 운동 조절 능력을 동시에 손상시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두 질환의 운동 증상, 인지 장애, 진단법을 비교하고,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파킨슨병 치매(왼쪽) : 떨림과 느린 움직임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에 인지 기능 저하가 진행되는 이미지, 루이소체 치매(오른쪽) : 초기부터 인지 장애가 두드러지며, 운동 장애도 나타나지만 상대적으로 덜 뚜렷함.
파킨슨병 치매(PDD) vs. 루이소체 치매(LBD) 비교 이미지

 

운동 증상 – 파킨슨 증상이 먼저냐, 함께 시작되느냐가 핵심

파킨슨병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는 모두 운동 기능 이상을 동반하지만, 운동 증상의 시작 시점과 경과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차이는 두 질환을 감별하는 데 핵심적인 기준이 됩니다.

파킨슨병 치매(PDD)의 운동 증상

파킨슨병은 본래 운동계 이상으로 시작되는 질환으로, 운동 증상이 발병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 치매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를 파킨슨병 치매라고 부릅니다. 즉,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후 1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인지 기능 저하가 관찰되는 경우입니다.

  • 주요 운동 증상:
    • 안정 시 진전(몸이 떨리는 증상)
    • 근육 강직(뻣뻣함)
    • 운동 느림(서동증)
    • 자세 불안정성, 보행 장애
  • 진행 양상:
    • 초기에는 한쪽 손 또는 다리의 떨림에서 시작 → 점차 양측으로 확대
    • 이후 보행 시 발을 끌거나, 손의 움직임이 느려짐
  • 운동 반응성:
    • 레보도파(L-DOPA) 계열 약물에 비교적 좋은 반응
    • 약물 조절을 통해 운동 증상 개선 가능

루이소체 치매(DLB)의 운동 증상

루이소체 치매는 치매 증상이 먼저 나타나거나, 치매 증상 발생과 거의 동시에 파킨슨병 유사 운동 증상이 발현되는 질환입니다. 즉, 인지 기능 저하가 운동 증상과 거의 동시에 발생하거나 운동 증상이 먼저가 아닌 경우에 해당합니다.

  • 주요 운동 증상:
    • 파킨슨병과 유사한 진전, 근육 강직, 보행 장애
    • 그러나 초기에는 운동 증상이 경미하거나 뚜렷하지 않을 수 있음
  • 특징적인 차이점:
    • 운동 증상이 비대칭적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
    • 자세 불안정과 보행 장애가 초기에 비교적 뚜렷
  • 약물 반응성:
    • 레보도파에 대한 반응이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악화 가능성 있음
    • 항파킨슨제에 대한 부작용(망상, 환각) 민감도 높음

핵심 감별 기준 요약

구분파킨슨병 치매(PDD)루이소체 치매(DLB)
운동 증상 발생 시점 치매보다 먼저, 보통 1년 이상 선행 치매와 거의 동시에 또는 치매가 먼저
떨림 반응성 레보도파 반응 좋음 반응 약하거나 부작용 발생
증상 시작 위치 한쪽부터 시작 후 양측으로 확산 전신적이고 대칭적
보행 장애 진행 후기에 현저 초기부터 나타날 수 있음

인지 장애 – 기억력보다 시각, 집중력, 환각이 먼저

인지 장애는 치매 진단의 핵심 요소이며, 어떤 인지 기능이 먼저 손상되는가, 어떤 양상을 보이는가는 질병의 종류를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파킨슨병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는 모두 인지기능 저하를 동반하지만, 알츠하이머병과는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파킨슨병 치매(PDD)의 인지 기능 저하

  • 초기 특징:
    • 기억력 저하보다 집중력, 주의력, 실행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남
    • 말속도 저하, 단어 선택의 어려움 등 언어 유창성 감소
    • 시공간 능력 저하도 비교적 초기부터 관찰됨
  • 진행 양상:
    • 학습된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보다 인출 능력의 장애가 더 두드러짐
    • 인지기능 저하와 함께 우울, 무동증, 무기력감 등이 동반됨
    • 기억 장애는 상대적으로 경도, 알츠하이머병보다는 늦게 발현
  • 행동심리 증상(BPSD):
    • 초기에 드물고, 주로 후기에서 망상, 착각, 불안감 등 나타남
    • 환각은 일부에서 나타나나 루이소체 치매보다는 덜 빈번

루이소체 치매(DLB)의 인지 기능 저하

  • 가장 특징적인 증상:
    • 시각 환각이 초기에 매우 흔함 (예: 사람, 동물, 그림자 등 명확한 형태의 환시)
    • 인지 기능의 심한 변동성: 하루에도 상태가 좋았다 나빴다 반복
    • 집중력, 시공간 감각, 실행기능 저하가 뚜렷함
  • 기억력 저하보다 앞서는 증상:
    • 계획하기, 순서 정하기, 문제 해결 능력 저하
    • 대화 중 집중을 잃거나, 순간적으로 멍해지는 상태 반복
  • 기타 주요 특징:
    • REM 수면행동장애(RBD): 꿈에서 움직이며 몸을 실제로 움직이는 행동
    • 자율신경계 이상: 기립성 저혈압, 땀 과다, 소변 문제 등 함께 동반 가능
    • 약물 민감성: 항정신병 약물 사용 시 심각한 이상반응 가능 (주의 필요)

감별 포인트 요약

항목파킨슨병 치매(PDD)루이소체 치매(DLB)
초기 인지 장애 영역 주의력, 실행기능 시각적 인지, 환각, 집중력
기억력 저하 시점 후기 후기 또는 경도
인지기능 변동 드물거나 적음 하루에도 반복되는 인지 변동
시각 환각 간헐적 명확하고 반복적
수면장애 비특이적 RBD 현저하게 동반

진단법 – 발병 시기, 증상 양상, 영상과 기능검사 종합 판단

파킨슨병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의 진단은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것과도 같습니다. 단순히 MRI 한 장, MMSE 점수 하나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발병 시기, 증상의 순서, 인지 기능의 양상, 영상 소견, 행동 증상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임상 진단 기준

  • PDD(파킨슨병 치매):
    • 파킨슨병 진단 이후 1년 이상 지난 후 치매 증상 발현
    • 운동 증상이 주로 먼저 나타나며, 이후 인지 저하 동반
    • UPDRS(파킨슨병 운동 평가척도), MMSE, SNSB 등 활용
  • DLB(루이소체 치매):
    • 치매 증상 발생과 거의 동시에 파킨슨 증상 출현
    • 환각, 인지기능 변동, 수면장애, 자율신경 이상 동반
    • DLB 진단 기준(2020 국제 컨소시엄 판) 사용

영상 검사

  • MRI: 두 질환 모두에서 해마 위축은 덜하지만, 전두엽 위축 가능
  • PET/SPECT:
    • 도파민 수송체 스캔(123I-FP-CIT SPECT): 도파민 신경 손상 확인 가능
    • DLB에서 뇌 후두엽 대사 저하가 특징적으로 나타남
  • MIBG 심장 스캔:
    • 자율신경계 이상 확인에 도움
    • DLB에서 흡수율 저하(심장교감신경기능 저하) 관찰됨

인지 검사

  • MMSE, SNSB, CERAD 등을 통해 인지 기능 전반 분석
  • DLB는 시공간 능력, 주의력 저하 → 파킨슨병 치매보다 빠르게 나타남

유전자 및 바이오마커

  • 일부 연구에서 α-시누클레인 단백질의 CSF(뇌척수액) 농도 측정 시 차이 존재
  • 임상 적용은 제한적이나 향후 진단 정확도 향상 기대

결론 – 비슷하지만 다른 두 얼굴, 정확한 구별이 치료의 핵심

파킨슨병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는 유사한 병리와 증상을 공유하지만, 운동 증상의 시작 시점, 인지 장애의 양상, 환각과 수면장애의 존재 여부, 약물 반응성 등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들은 치료 약물, 관리 방식, 예후 또한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의심되는 경우에는 단순 치매 선별검사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정밀 신경심리검사, 영상 진단, 수면 검사, 자율신경 기능 평가 등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치매 치료의 첫걸음은 질병의 정확한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두 질환의 차이를 이해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