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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 약물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by 꽃이 피었다 2025. 3. 20.

치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악화되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현재로서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입니다. 하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약물 치료를 통해 치매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환자의 일상생활 기능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도네페질(Donepezil),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갈란타민(Galantamine)은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매 치료 약물로, 모두 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s) 계열에 속하며, 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에 사용됩니다. 아래에서는 이 세 가지 약물의 작용 원리, 복용법, 효과, 부작용, 사용 시 주의사항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도네페질 (왼쪽), 리바스티그민 (가운데), 갈란타민 (오른쪽) 이미지

도네페질 (Donepezil) – 대표적인 치매 약물의 기준

도네페질은 미국 제약사 에자이(Eisai)와 화이자(Pfizer)가 공동 개발한 치매 치료제로, 1996년 미국 FDA 승인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리셉트(Aricept)’라는 브랜드명으로 처음 도입되었고, 현재는 다양한 제네릭이 출시되어 보편화된 치료 약물입니다. 도네페질은 경증부터 중등도, 중증 알츠하이머병까지 사용 가능한 대표 약물입니다.

작용 기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가장 두드러지는 신경학적 변화 중 하나는 뇌 내 아세틸콜린 농도의 감소입니다. 아세틸콜린은 학습, 기억, 판단 등 인지 기능에 필수적인 신경전달물질이며, 알츠하이머병에서는 해당 물질을 분해하는 콜린에스터라제 효소의 활성이 증가하여 인지기능이 저하됩니다. 도네페질은 이 콜린에스터라제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줄이고, 시냅스 간 신경전달을 촉진해 인지 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복용 방식

  • 초기 용량: 5mg 1일 1회 복용 (식사와 관계없이 섭취 가능)
  • 증량 시기: 4~6주 후 부작용이 없고 내약성이 확인되면 10mg으로 증량
  • 중증 환자: 필요시 23mg 고용량 사용 가능
  • 투약 시간: 보통 취침 전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에 따라 조절 가능

효과 및 기대 변화

  • 인지 기능 향상: 기억력, 언어 능력, 지남력 등의 개선
  • 행동 증상 완화: 환각, 망상, 초조, 불면, 분노 등의 BPSD 증상 감소 가능
  • 기능 유지 기간 연장: 중증 단계로의 진행 속도 지연
  • 삶의 질 향상: 자립적 생활 기간 연장, 가족 간 소통 개선

부작용 및 주의사항

도네페질은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지만,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됩니다.

  • 소화기계 증상: 메스꺼움, 구토, 설사, 식욕 부진 (보통 2주 이내 완화)
  • 심혈관계: 서맥(느린 심박동), 부정맥, 실신
  • 신경계: 어지럼증, 불면, 두통
  • 기타: 근육 경련, 피로감, 체중 감소

주의 대상자:

  • 심장 박동 이상이 있는 환자(예: 부정맥, 서맥)
  • 위궤양, 천식, 간 기능 저하자
  • 항콜린성 약물과 병용 시 효과 상쇄 가능성 있음

임상 및 실제 적용

  •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할 경우 MMSE 점수 유지 및 향상 사례 다수 보고
  • 초기 환자일수록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남
  • 국내 건강보험 적용 기준에 따라 경증 이상에서 사용 가능

리바스티그민 (Rivastigmine) – 두 가지 효소 억제로 확장된 치료 효과

리바스티그민은 도네페질과 마찬가지로 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 계열이지만, 작용 기전과 약물 대사 방식에서 차별화된 특성을 갖습니다. 리바스티그민은 알츠하이머뿐 아니라 파킨슨병 치매에서도 적응증이 인정되어 사용되는 폭이 넓은 편입니다. 특히 패치형 제제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고령 환자에게 복약 편의성과 부작용 감소 측면에서 강점을 지닙니다.

작용 기전

  • 리바스티그민은 아세틸콜린 분해효소(AChE) 뿐 아니라 부틸콜린에스터라제(BuChE)도 억제하는 이중 효소 억제제입니다.
  • 부틸콜린에스터라제는 치매 진행과 함께 상대적으로 증가하며, 이 효소를 억제하는 리바스티그민은 중등도 이상 환자에서도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나타냅니다.
  • 또한 도네페질과 달리 간 대사 효소(CYP 계열)를 거치지 않아 약물 상호작용이 적은 것이 장점입니다.

복용 형태 및 용량

  • 경구 제형: 초기 1.5mg 1일 2회 → 3mg, 4.5mg, 6mg으로 점진적 증량
  • 패치 제형: 엑셀론 패치 4.6mg/day → 최대 13.3mg/day
  • 패치는 하루 한 번 부착하며, 복부·등·팔 등 부위 번갈아 사용

효과

  • 파킨슨병 치매에서 인지기능 유지 효과 입증
  • 행동심리증상(BPSD) 완화 효과 우수
  • 주의력, 실행기능, 언어 기능 향상 보고
  • 위장관 부작용이 심한 환자에게는 패치형 사용으로 안정성 확보

부작용 및 관리

  • 위장장애: 메스꺼움, 구토, 설사, 식욕 부진
  • 피부 반응(패치): 접촉성 피부염, 가려움증, 홍반 등
  • 기타: 체중 감소, 실신, 어지럼증
  • 중단 기준: 구토로 인해 탈수 위험이 있거나, 피부 반응이 심할 경우

임상 및 실제 적용

  • 중증 치매 환자에서 도네페질보다 행동 증상 개선 효과 우수
  • 파킨슨병 치매 환자에게 권장되는 1차 약물
  • 패치형은 특히 복용 거부가 있는 환자에게 유용

갈란타민 (Galantamine) – 자연 유래 성분의 이중 작용 인지 강화제

갈란타민은 처음에 수선화과 식물인 스노우드롭(Snowdrop)에서 유래한 천연 성분으로 시작된 치매 치료제입니다. 이후 합성 공정이 개발되면서 현대 의학에서 정식 치료제로 자리 잡았으며,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와 동시에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 조절 작용을 가진 독특한 이중 기전을 지닌 약물입니다.

작용 기전

  • 콜린에스터라제 억제를 통해 아세틸콜린 분해를 억제
  • 동시에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조절하여 신경세포의 감각 민감도를 높임
  • 이 작용은 기억력, 학습, 인식 속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

복용 방식

  • 정제 및 서방형 캡슐로 제공
  • 초기 8mg/day → 16mg/day → 24mg/day로 단계적 증량
  • 하루 1~2회 식사 중 복용 권장 (위장장애 예방)

효과

  • MMSE, ADAS-Cog 등 인지 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
  • 주의력, 언어 유창성, 단기 기억력 향상에 특히 효과적
  • 삶의 질, 보호자 부담 지표(QoL, NPI 등) 개선 효과 보고

부작용 및 유의사항

  • 위장관 부작용: 메스꺼움, 구토, 설사, 식욕 저하
  • 심혈관계: 서맥, 실신, 혈압 저하 가능성
  • 신경계: 두통, 불면, 혼란
  • 간, 신장 기능 저하 시 용량 조절 필요

특징 및 사용 팁

  • 간 대사 효소(CYP2D6, CYP3A4)에 의해 대사되므로, 특정 항생제·항진균제와 병용 시 주의
  •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서서히 증량하고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핵심

결론 – 치매 약물, 기억을 늦추는 가장 강력한 도구

치매 치료에서 약물은 완치를 위한 수단은 아니지만, 기억을 지키고 진행을 늦추는 데 있어 가장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접근입니다. 도네페질은 가장 널리 쓰이는 표준 약물이며, 리바스티그민은 파킨슨병 치매와 행동증상에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갈란타민은 이중 작용으로 학습과 언어 능력 강화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환자 상태와 증상에 따라 약물을 맞춤형으로 선택하고, 꾸준한 복용과 모니터링을 병행할 때 비로소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약은 기억을 되살리진 못하지만, 기억이 천천히 사라지지 않도록 꼭 붙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