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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단을 위한 신경심리검사 (K-MMSE, CERAD, SNSB)

by 꽃이 피었다 2025. 3. 19.

치매는 단순한 기억력 저하를 넘어 다양한 인지 기능의 전반적인 쇠퇴를 동반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단일 항목이 아닌, 기억력, 언어 능력, 주의력, 시공간 능력, 실행 기능 등 여러 인지 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때 핵심적으로 활용되는 도구가 신경심리검사입니다. 신경심리검사는 치매의 유무를 판단할 뿐만 아니라, 치매의 유형, 진행 정도, 손상된 인지 영역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진단 수단입니다. 국내에서는 특히 K-MMSE, CERAD, SNSB가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각각의 검사들은 목적과 활용도에 따라 차별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매 진단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신경심리검사 세 가지(K-MMSE, CERAD, SNSB)를 시각적으로 표현
K-MMSE (왼쪽), CERAD (가운데), SNSB (오른쪽) 이미지

K-MMSE (Korean version of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 치매 선별의 출발점

K-MMSE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인지기능 선별검사인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의 한국어판 표준화 버전입니다. 한국인의 언어, 문화, 생활환경을 반영해 개발되었으며, 병원,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치매 초기 선별 도구로 사용됩니다.

검사 개요

  • 총 30점 만점으로 구성
  • 검사 시간: 약 5~10분 소요
  • 검사자: 주로 의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등
  • 문항 구성:
    • 시간 지남력 (오늘 날짜, 요일, 계절 등)
    • 장소 지남력 (현재 위치, 병원명 등)
    • 기억 등록 (세 단어 듣고 따라 말하기)
    • 주의 집중과 계산 (100-7 반복 빼기)
    • 기억 회상 (등록했던 단어 다시 말하기)
    • 언어 기능 (물건 이름 대기, 문장 따라쓰기, 문장 만들기 등)
    • 시공간 구성 (도형 따라 그리기)

해석 기준

  • 24점 이상: 정상 범위
  • 20~23점: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가능성
  • 19점 이하: 치매 가능성 높음
    ※ 단, 연령, 교육 수준에 따라 점수 보정 필요

장점

  • 간단하고 빠르게 시행 가능
  • 교육 수준이 낮은 환자도 이해 가능
  • 대규모 인구 대상 스크리닝에 적합
  • 보건소 및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 실시

한계점

  • 인지기능 저하가 경미한 경우 탐지가 어려움
  • 문화적 요소와 사회적 지능 반영이 제한적
  • 교육 수준, 언어 능력에 따라 오진 가능
  • 특정 인지 영역에 대한 상세 정보 부족

임상 활용

K-MMSE는 치매 진단의 "첫 단계"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상 소견이 나타날 경우 정밀검사(CERAD 또는 SNSB)로 연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CERAD (Consortium to Establish a Registry for Alzheimer’s Disease) – 알츠하이머에 특화된 인지평가 도구

CERAD는 미국에서 개발된 치매 연구 표준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 진단을 위한 표준 신경심리검사 배터리로 활용됩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의대 신경과 교수진이 참여하여 한국어판으로 표준화된 K-CERAD가 개발되어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치매안심센터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검사 목적과 구성

CERAD는 MMSE보다 훨씬 세부적이고 체계적인 구성으로, 치매의 유무뿐 아니라 인지 손상의 양상과 심도, **기억 장애의 특성(저장 vs 회상 문제)**을 판별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주요 구성 항목:

  • K-MMSE 포함
  • 단어 목록 학습 (즉각 기억)
  • 단어 목록 회상 (지연 회상)
  • 단어 목록 인식
  • 시공간 구성 (도형 복사)
  • 언어 유창성 검사 (예: 동물 이름 나열)
  • 이름 대기 (시각적 자극에 대한 명명 능력)
  • 보스턴 명명 검사 축약형

시행 소요 시간

  • 약 30~45분 소요
  • 임상심리사 또는 치매 전문 의료인이 진행

평가 특징

  • 단기 기억력, 지연 회상, 인식력을 구분해 인지 문제의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
  • 시공간 구성, 언어 유창성 등 다양한 영역의 인지 능력 점검 가능
  • 교육 수준에 따른 기준점수 제공 → 고령 저학력자도 신뢰성 있는 진단 가능

장점

  •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민감도와 특이도 높음
  • K-MMSE 단독 검사보다 경도인지장애(MCI) 탐지에 우수
  • 검사 결과를 통해 다른 치매 유형(혈관성, 루이소체 등) 감별 진단 가능

단점

  • 검사 시간이 비교적 길고 환자의 집중력이 필요
  • 보호자 동반 필수 (환자의 일상 기능 관찰 정보 수집)
  • BPSD(행동심리증상)에 대한 직접적 평가 항목은 없음

실제 활용

  •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정밀검사 단계로 가장 많이 사용
  • 신경과 외래, 노인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도 표준화된 진단도구로 활용
  • 건강보험 적용 가능 (조건 충족 시)

SNSB (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 – 고도화된 정밀 인지검사

SNSB는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과 연구진이 개발한 한국인의 문화와 언어 특성을 반영한 고정밀 신경심리검사 체계입니다. K-MMSE나 CERAD보다 더 폭넓고 정교하게 인지 영역을 분석할 수 있어, 치매는 물론 다양한 뇌질환(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파킨슨병 등)의 인지평가에 사용됩니다. 현재는 SNSB-II 버전까지 개발되어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치매 정밀검사 도구 중 하나입니다.

검사 구성 영역

SNSB는 다음의 5대 주요 인지 영역을 정밀하게 평가합니다.

  1. Attention (주의력)
    • 숫자 따라 말하기, 숫자 거꾸로 말하기
    • 지속 주의력 및 작업 기억 평가
  2. Language (언어능력)
    • 단어 유창성 검사, 이름 대기, 문장 구성 등
    • 실어증 여부, 언어 이해 및 표현 능력 측정
  3. Visuospatial (시공간 지각)
    • 도형 맞추기, 도형 기억, 선 연결하기 등
    • 시각적 구조화 및 시공간 인지 기능 측정
  4. Memory (기억)
    • 단어/이야기 기억, 지연 회상 및 인식
    • 저장 vs 인출 문제 감별 가능
  5. Frontal/Executive (전두엽 기능)
    • 추론,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 작업 계획
    • 실행 기능 장애 여부 확인 가능

검사 소요 시간

  • 전체 SNSB-II는 약 90~120분 소요
  • 필요 시 축약형 검사(SNSB-C, Mini-SNSB) 가능

평가의 강점

  • 모든 인지 영역에 대한 심층 분석 가능
  • 치매 감별 진단: 알츠하이머, 혈관성, 전두측두엽치매 등 구분 가능
  • 고학력자, 중등도 치매, 경도인지장애 환자 평가에도 정밀도 높음
  • 경도 이상 감정적, 정서적 변화까지 함께 고려

단점 및 유의사항

  • 검사 시간이 길어 환자의 피로도 높음
  • 고령자 또는 집중력 저하 환자에겐 부담이 될 수 있음
  •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전문 검사자가 필요함

활용 현황

  • 대학병원 및 전문치매센터에서 필수 검사로 활용
  • 뇌영상, 혈액검사 등 다른 진단 도구와 함께 종합 판단 시 사용
  • 임상 심리사, 신경과 전문의가 결과 해석 및 설명 제공

결론 – 정확한 진단이 곧 치료의 출발점

치매는 조기 발견과 조기 개입이 매우 중요한 질환입니다. 신경심리검사는 기억력 문제를 단순한 건망증으로 볼 것인지, 치매로 진단할 것인지 정확한 판단을 위한 핵심 도구입니다. K-MMSE는 간편한 선별 검사로, CERAD는 알츠하이머병 특화 정밀 도구로, SNSB는 고도화된 맞춤 진단 도구로 사용됩니다. 환자의 인지 상태와 목표에 따라 적절한 검사를 선택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한 치료 계획과 인지재활 프로그램 연계가 치매 치료의 효과를 결정짓습니다. 정확한 진단이 없다면, 그 어떤 약물과 치료도 제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