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인지 기능 장애 질환으로, 대표적인 유형으로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주로 뇌신경세포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며, 기억력 저하가 가장 두드러진 증상입니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나 뇌혈관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판단력 저하와 신체 기능 장애가 주요 특징입니다. 두 질환은 원인과 증상, 치료 방법에서 차이를 보이므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본문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의 원인, 증상, 치료 방법을 비교하여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원인 – 알츠하이머는 퇴행성 변화, 혈관성 치매는 뇌혈류 장애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알츠하이머병은 퇴행성 뇌 질환으로,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며 뇌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적인 진행성 질환입니다. 발병 메커니즘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β-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소견 중 하나는 β-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세포 바깥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플라크(plaques)’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 이 플라크는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을 방해하고, 면역 반응과 염증을 유발하여 세포 사멸을 일으킵니다.
- 타우 단백질 변형
- 신경세포 내부에서 구조적 지지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되면 ‘신경섬유 꼬임(tangles)’이라는 병리 형태로 축적됩니다.
- 이는 세포 내 수송체계를 방해하고, 신경세포를 붕괴시키며 병의 진행을 가속화합니다.
- 해마와 대뇌피질 위축
- 특히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부터 위축되며, 이후 대뇌피질 전반으로 손상이 확산됩니다.
- MRI나 CT 같은 영상검사에서 뇌 실질의 위축이 관찰됩니다.
- 유전적 요인
- Apolipoprotein E ε4 (ApoE ε4)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일반인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확률이 3~12배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조기 발병형 알츠하이머병은 APP, PSEN1, PSEN2 등의 유전자 변이와 관련됨.
- 환경 요인 및 생활습관
- 뇌혈류 저하, 만성 염증, 수면 장애, 사회적 고립, 비만, 당뇨, 흡연, 우울증 등도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의 원인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손상되거나 막혀서 발생하는 이차적 치매로,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특정 원인 사건(예: 뇌졸중) 이후 급격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허혈성 뇌경색
- 뇌로 가는 혈류가 막히면 해당 부위의 신경세포가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 합니다.
- 소혈관질환(소혈관 협착, 미세경색 등)은 점진적인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고, 대혈관질환은 갑작스러운 인지 저하를 유발합니다.
- 출혈성 뇌졸중
- 고혈압 등의 이유로 뇌혈관이 파열되어 출혈이 발생하면 뇌 조직이 손상되며 치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심혈관계 위험 인자
-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방세동, 관상동맥질환 등은 혈관성 치매 발생 확률을 높입니다.
- 심장에서 생성된 혈전이 뇌혈관을 막는 색전성 뇌경색 또한 주요 원인입니다.
- 동맥경화
- 노화로 인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어, 혈류 흐름이 방해받게 되면 뇌에 미세한 손상이 누적될 수 있습니다.
- 반복적인 미세 경색은 **만성적인 뇌 백질 변화(white matter lesion)**를 유발합니다.
- 다발성 뇌경색과 전략적 위치 병변
- 여러 번의 작은 뇌경색이 누적되어 발생하거나, 해마·시상·기저핵 등 인지와 관련된 부위에 손상이 생긴 경우에도 치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상 – 알츠하이머는 서서히, 혈관성 치매는 갑작스럽게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증상
알츠하이머병은 점진적인 경과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건망증과 구분이 어려우나,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 기억력 감퇴
-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저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
- 언어장애
- 단어 선택이 어려워 말문이 막히고, 문장 구성력이 약해집니다.
- 주변 사람과의 대화에서 혼란이 발생함.
- 지남력 장애
- 시간, 장소, 사람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며, 익숙한 장소에서도 길을 잃습니다.
- 실행 기능 저하
- 요리, 금융관리, 약 복용 같은 일상 과제를 처리하는 능력이 점차 사라짐
- 성격 및 감정 변화
- 무관심, 의욕 저하, 우울증, 과민 반응 등
- 중기 이후에는 망상, 환각, 공격성 같은 행동심리증상(BPSD) 동반
- 후기 증상
- 배변/배뇨 조절 불능, 언어 상실, 침대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늘어남
- 폐렴, 욕창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음
혈관성 치매의 주요 증상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와는 달리 증상의 시작이 갑작스럽고, 계단식으로 악화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뇌혈관 손상 부위에 따라 증상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며, 신체적 마비나 운동 장애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 계단형 악화 패턴
- 뇌경색 또는 뇌출혈 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이후 어느 정도 회복 → 다음 혈관 사건 발생 시 다시 급격히 악화
- 실행기능 장애
- 계획 세우기, 순서 정하기, 문제 해결 등이 어렵고 업무 능력이 저하됨
- 실제 생활에서는 요리나 장보기 등 복잡한 일을 수행하기 어려워짐
- 주의력과 집중력 저하
- 산만해지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려움
- 보행장애, 마비, 언어장애
- 뇌의 운동 조절 영역이 손상된 경우, 반신마비, 발음 장애, 말더듬증 등 나타남
- 경우에 따라 삼킴 장애와 실금도 동반됨
- 정서 및 행동 변화
- 우울, 무기력, 무감동(감정 표현 부족) 등의 정서적 증상
- 주의력이 갑자기 나빠지면서 가족과 소통이 단절되는 느낌을 줄 수 있음
- 인지기능 손상 부위별 차이
- 전두엽 손상 시: 판단력, 충동 조절 능력 저하
- 측두엽 손상 시: 기억력 저하
- 시상 손상 시: 인식력 및 감각 처리 저하
치료 – 알츠하이머는 진행 억제, 혈관성 치매는 재발 예방
알츠하이머병 치료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완치가 불가능하므로 치료의 목적은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있습니다.
- 약물 치료
-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
- 메만틴: NMDA 수용체 길항 작용을 통해 신경 독성 억제
- 항정신병 약물: 망상, 환각 등 행동증상 완화에 제한적 사용
- 인지 재활 치료
- 기억력 훈련, 퍼즐, 음악 치료, 회상요법, 작업치료 등
- 진행 단계에 맞춰 맞춤형 인지 자극 제공
- 가족 교육 및 돌봄 지원
- 가족 돌봄자의 스트레스 관리, 간병 기술, 커뮤니케이션 방법 교육
- 치매안심센터 및 지역사회 복지 자원 연계
- 최신 치료 연구
-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제 개발
- 유전자 조절, 염증 억제제, 장내 미생물 조절 등 다양한 신약 임상 중
혈관성 치매 치료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손상의 재발 방지와 전신 건강 관리가 핵심입니다. 인지 기능은 일부 회복될 수 있으므로 조기 개입이 중요합니다.
- 원인 질환 치료
-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조절
- 심방세동, 협심증 등 심장 질환의 적극적 관리
-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투여로 뇌경색 재발 방지
- 인지 기능 유지 약물
-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메만틴 일부 효과 입증
- 복합형 치매(알츠하이머+혈관성 치매)에도 활용 가능
- 재활 치료
- 언어치료, 물리치료, 직업재활 치료를 통해 일상 기능 회복
- 편측 마비 환자에게는 집중적인 운동 재활이 중요
- 생활습관 개선
- 금연, 절주, 저염식, 꾸준한 걷기 운동
- 뇌 건강을 위한 지중해식 식단, 스트레스 완화
결론 – 같은 ‘치매’라도 완전히 다른 질환, 맞춤형 접근이 해답입니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는 모두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 기능을 손상시키지만, 그 원인과 치료 전략은 명확히 다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점진적 퇴행이 특징이라면, 혈관성 치매는 급격한 변화와 신체 증상을 동반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심리검사, MRI, 뇌혈류 검사, 병력 청취, 혈액 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치료 역시 환자의 상태와 치매의 유형에 따라 맞춤형으로 접근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